105개를 검사했더니 25개에서 니코틴 또는 유사 니코틴이 나왔다. 무니코틴 전자담배를 고른 소비자 네 명 중 한 명은 원치 않는 성분을 흡입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라벨의 ‘0mg’ 표기만으로는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번 정부 조사가 수치로 확인해줬다.
정부 수거 조사 결과: 4개 중 1개꼴 검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온라인 판매량이 많은 ‘무니코틴’ 표방 액상형 흡입제품 105개를 수거해 성분 분석을 진행했다. 결과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13개 제품에서 니코틴이, 12개 제품에서는 유사 니코틴(합성 니코틴 유사체)이 검출됐다. 합산하면 약 24% — 네 개 중 하나가 표기와 다른 성분을 포함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출처: 메디컬투데이, SBS 뉴스 외)
니코틴이 포함된 제품은 담배사업법상 ‘담배’로 분류돼 온라인 판매 자체가 불법이다. 그러나 ‘무니코틴’ 표기를 달고 유통되면 규제망을 빠져나갈 수 있다. 이 허점이 이번 적발의 구조적 배경이다.
유사 니코틴, 왜 더 까다로운가
12개 제품에서 검출된 유사 니코틴은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 화학 구조는 다르지만 니코틴과 유사한 생리 작용을 하는 합성 물질인데, 현행 규제 체계에서는 담배 성분으로 명확히 분류되지 않아 처벌 근거가 불분명하다. 장기 흡입에 따른 인체 영향도 아직 충분히 연구되지 않은 상태다. ‘0mg’ 라벨이 실제 안전을 보장하는지의 문제와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
‘라벨 신뢰’ 논리의 한계
흔히 이런 생각을 한다. 제조사가 무니코틴이라고 표기했으니 믿어도 된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번 조사가 정확히 그 논리를 반박한다. 무니코틴 액상 0mg 라벨의 실제 신뢰 기준을 따로 짚어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라벨이 아닌, 제조사의 성분 공개 방식과 제3자 검증 여부가 실질적인 판단 근거가 돼야 한다.
소비자가 지금 할 수 있는 것
- 제3자 성분 검사 성적서(COA) 공개 여부 확인
- 온라인 최저가보다 제조·유통 정보가 명확한 채널 선택
- 금연구역에서 액상형 기기는 증기 방출로 단속·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음에 유의
- 유사 니코틴 포함 여부는 라벨만으로 확인 불가 — 브랜드의 성분 공개 정책 직접 확인
레딜처럼 무니코틴·무타르를 명시적으로 내세우는 브랜드를 고를 때도 마찬가지 기준이 적용된다. 마케팅 문구보다 구체적인 검증 근거를 먼저 요구하는 것이 소비자의 권리다. 진주시 단속과 이번 검출이 시장에 남긴 숙제를 함께 살펴보면 구조적 문제가 더 선명해진다.
칼럼을 마치며
이번 조사 결과는 경고 신호다. ‘무니코틴 시장’이 자정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규제 공백 속에서 확장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금연 보조나 니코틴 회피를 목적으로 액상형 제품을 선택하는 이라면, 지금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매력적인 패키지가 아니라 성분 공개 방식이다. 규제당국이 사각지대를 메우기 전까지, 검증의 첫 번째 책임은 소비자 본인에게 있다.